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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는 일상

좋은 것은 영원하지 않아요

by 곤충탐방가 202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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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온지 8개월이 됐는데,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온타리오주에서 브리티시콜럼비아, 즉 주 이사를 해야한다.
이사복이 넘쳐나는게 분명하다.

캐나다에 와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느낌이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왔기 때문이다.

공기부터 봄처럼 싱그러워지고,
잔디도 어느새 푸르러졌다.
어제는 캐나다 나의 절친한 이웃과 점심을 함께하며
(Ladies bruch라고 했다.)
아주 중요하고 프라이빗한 질문인데 하고 내게 이사갈 계획이 있느냐 물었다.

나는 이사하기로 100퍼센트 확정을 지었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니 1프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직 100퍼센트 확정은 아니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했다.

할머니는 그때부터 눈물을 훔치시고, 나도 적절한 영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말문이 막히고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그때 친구는 ‘좋은 것은 영원하지 않아요 엄마’ 라고 그녀를 위로한다.

이사가 망설여지는 딱 한가지 이유는 그들을 두고서 떠나야하는 무거운 마음이다.
할머니는 86세이시고 할아버지는 92세이시라 딸이 여행을 갔을땐 내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안부를 물었다.
물론 내가 물으러 가기 전, 우리집을 먼저 노크하기도 했다. 어떤 눈이 많이 내린 겨울엔 우리집만 눈이 다 녹아서 어리둥절 한 적이 있는데, 그들이 새벽같이 우리집 앞을 미리 눈을 치워줬기 때문이었다. 산타클로스가 아니라,
요정처럼 빠르게 말없이 내가 불편할까봐 걱정되는 마음으로 눈을 쓸어주신것이다.

그렇다. 영원히 좋은 것은 없다. 모든것에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는것이다. 내게 가족처럼 다정히 대해준 이웃이 나의 부재를 슬퍼하니 나도 슬퍼 어쩔줄 모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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